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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노량진 인사동 경리단 '거리의 맛'은?

작성자 streetchurros | 날짜 2015/05/20 | 첨부

 

레드 기획

노량진 인사동 경리단 '거리의 맛'은?

주머니 가벼운 청춘들이 뜨겁게 열광하는 추로스·지팡이아이스크림 등이
허기진 마음을 달래주고 추억을 되살리고

제1024호
 
2014.08.15
등록 : 2014-08-15 18:11
 

지난 8월5일, 평일 저녁인데도 족히 15명은 돼 보이는 청춘남녀가 한 줄로 서 있었다.
안경에 물방울이 맺힐 만큼 비가 흩뿌리는 날씨였다. 한 커플은 서로의 허리를 감싸
안고 있었고, 청년들은 술에 취한 듯 얼굴빛이 불콰했다. 긴 줄의 맨 앞에 서 있다.
 
방금 추로스를 받은 박정연(38)씨가 말했다. “경리단길에 올 때마다 꼭 추로스를 먹어요.
즉석에서 튀겨주니까 맛있잖아요.”

청춘의 취향과 지역색 결합한 거리의 명물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에 있는 ‘스트릿츄러스’ 가게 앞에는 평일에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경우가 많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낮이든 밤이든 가리지 않는다. 이날도 밤 10시

가 넘도록 가게에서는 쉴 새 없이 추로스가 튀겨져 나왔다. 그래도 늘어선 사람들의

행렬은 줄지 않았다. 소상우(33) 스트릿츄러스 대표는 “하루 평균 3천 명의 손님이 와요.

경리단길에는 주말에 사람이 가장 많으니까 줄이 더 길죠”라고 말했다.

 

청춘들의 길거리 음식에 다양함이 더해지고 있다. 떡볶이·어묵 등이 여전한 거리의 강자

지만, 지역색에 맞춘 새로운 트렌드도 있다. 서울 인사동에서는 전통과 결합한 한국식

퓨전 간식이 유명세를 타고, 노량진의 상인들은 ‘컵밥’에 이어 새로운 거리 음식들을 발명

했다. 바쁘거나 즐겁거나, 청춘의 변화무쌍한 취향이 지역색과 결합해 거리의 명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다음날인 8월6일 오전 10시, 스트릿츄러스를 다시 찾았다. 가게 문을 연 지 1시간밖에

안 됐지만 벌써 6명이 줄을 서 있었다. 추로스는 스페인 전통 간식이다. 원래는 막대

모양이지만, 스트릿츄러스에서는 스페인에서 ‘행운’을 뜻하는 말발굽 모양으로 튀긴다.

 

시나몬 가루를 뿌린 50cm 추로스 1개에 2천원을 받는다. 추로스를 찍어 먹는 초콜릿

등의 소스는 개당 1천원씩, 와인으로 만드는 음료 뱅쇼는 5천원가량이다.

 

경리단길 물가에 견주면 저렴한 편이라 주머니 가벼운 청춘들이 더욱 뜨겁게 열광하고

있다. 경리단길의 추로스 열풍에는 타국의 향수가 묻어 있다. “이태원에 사는 한 스페인

분이 ‘고향에서 먹던 것보다 맛있다’라고 말한 적도 있어요.” 카운터 옆에서 추로스 반

죽을 튀기던 김재민(25) 부매니저가 말했다. 외국인보다 많은 한국인 손님들은 추로스

를 먹으며 여행의 추억을 음미한다. 인터넷 블로그 등에는 경리단 추로스를 먹고 스페

인 여행을 떠올렸다는 평이 적잖다. “아, 정말 맛있다. 스페인에서 먹었던 추로스 맛이

생각났다”(Jade), “스페인에서 사 먹은 거보다 더 맛나는데?”(superbori)라는 식이다.

 

여기에 놀이공원의 추억도 더해진다. 권한준(33)씨는 “추로스는 원래 놀이공원에서만

팔던 음식이지 않나. 그래서 추로스를 먹으면 놀이공원이 생각나고 신이 난다”고 말했

다.


“스페인에서 사 먹은 거보다 더 맛나는데?”

심지어 추로스를 먹고서 춤추는 사람도 있었다. 김재민 부매니저는 전했다. “자주 오는

외국인 손님이 가게 배경음악으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Empire State of

Mind)가 나오니까 ‘나 뉴욕에서 왔어!’라고 좋아하면서 춤을 추더라고요. 바로 맞은편에

미군기지가 있잖아요. 점심시간엔 군인도 많이 와요.”

 

[하략]

글·사진 박선희 인턴기자 starking07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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