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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가로수길 지나 이제는 경리단길...사람 몰리자 부동산값 2배 껑충

작성자 streetchurros | 날짜 2015/05/19 | 첨부

가로수길 지나 이제는 경리단길…사람 몰리자 부동산값 2배 껑충

기사입력 2015.02.03 오전 9:18
급격히 떠오른 상권이 있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같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타고 20~30대 젊은이들이 1~2년 사이에 폭증하면서 서울 가로수길, 홍대, 삼청동 등 기존 상권을 위협하는 존재로 급성장한 곳이다. 이태원의 경리단길이다. 이태원로 위쪽인 6호선 녹사평역 2번 출구 앞 삼거리에서부터 그랜드하얏트호텔로 연결되는 오르막 길로, 지금은 국군재정관리단으로 통합된 육군중앙경리단이 있는 곳이라 경리단길이라 불린다. 원래는 미군부대와 이태원이 가까워 외국인들이 많이 살던 곳으로 한적한 주거지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르막길을 따라 세탁소, 철물점, 슈퍼마켓, 치킨집, 교회, 새마을금고, 학교 등이 있고 그 뒤로 주택과 빌라들이 있던 동네 골목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권이 됐다. 배우 조인성이 이곳 빌딩을 매입했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개성과 이국적 매력 넘치는 경리단길 급부상 

경리단길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불과 4년이 안됐다. 이태원의 비싼 임대료에 밀려난 상인들과 젊은 예술가들이 값싼 임대료의 경리단길에 개성 넘치는 작은 식당과 가게들을 열었다. 이미 경리단길엔 외국인이 외국인 손님을 주로 받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펍(pub)과 레스토랑들이 있었다. 대기업 브랜드, 유명 프랜차이즈 등이 없는 일종의 비주류들의 거리였다. 그런데 몇 년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상권인 가로수길, 홍대, 삼청동 등이 대기업과 유명 브랜드들의 거리로 변모했다. 문화와 콘텐츠로 시작된 상권이 자본과 브랜드 간판으로 꽉 차게 됐다. 획일화된 상권에 싫증을 느낀 소비자들이 개성과 문화가 넘치는 경리단길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경리단길의 명소는 장진우 골목이다. 이제 스물여덟이 된 사진작가 장진우가 주택가에 연 테이블 1개짜리 '장진우 식당'이 SNS를 타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경리단길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장진우는 3년 사이에 회나무로길 주변에 식당, 카페 등 6개의 장진우 가게를 오픈했다. 이태원동 회나무로길은 이제 '장진우 골목'으로 더 유명하다.

이 외에도 경리단길 입구부터 스트리트 츄러스, 스탠딩 커피, 로봇김밥, 오지상함박스테이크, 몬스터컵케이크, 경성스테이크, 프랭크 등 SNS에서 알아주는 독특한 맛집들이 한 집 건너 한 집씩 늘어서 있다. 어느 곳 하나 줄을 서지 않으면 먹기가 힘들다. 이제 경리단길은 이국적인 문화가 넘치는 맛집의 거리로 통한다. 

경리단길을 가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들도 많다. 주말에 녹사평역 2번 출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바로 옆 메인스트리트인 이태원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경리단길 상권이 갑자기 뜨거워지면서 자연스레 상가 임대료도 급상승했다.

▶임대료·권리금·매매가 2년 새 2배로 폭등

부동산114에 따르면 경리단길 상가 평균 임대료는 2009년 83만원(전용면적 33㎡ 기준)에서 2014년 3분기에 102만원으로 5년 사이에 22% 정도 상승했다. 임대료뿐만 아니라 상가 권리금도 오르고 있다. 경리단길 초입 카페(전용 40㎡) 권리금은 1억2000만원, 카레 전문점(전용 60㎡)의 권리금은 1억원 정도다. 3년 동안 5000만원 오른 시세다. 매매가는 임대료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다. 경리단길 중앙에 있는 미용실(대지면적 46㎡)의 땅값은 3.3㎡당 5600만원을 호가한다. 1년 전 3.3㎡당 3000만원이었던 것으로 감안하면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인근 한정식집(대지면적 910㎡)도 1년 전 3.3㎡ 3700만원이었지만 지금은 5000만원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거래는 거의 없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매매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빌딩매매 전문업체 알코리아에셋의 경리단길 85개 건물 매매현황 조사에 따르면 2010년 3.3㎡당 3108만원이던 평균 매매가가 2014년엔 5426만원까지 올랐다. 경리단길 대로변의 42평(139㎡)짜리 건물 토지는 지난 2010년 3.3㎡당 3413만원에 팔렸지만 지난해 4월에 3.3㎡당 6183만원에 거래됐다. 2배나 오른 셈이다. 사람과 돈이 몰리면서 경리단길 상권 뒤쪽의 주택 가격도 지금은 2배 이상 올랐다. 2012년까지만 해도 3.3㎡당 700만~800만원이던 주택들이 지금은 2000만원 수준으로 뛰었다. 목이 좋은 곳은 3.3㎡당 3000만~4000만원을 호가한다.

이미 부동산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지만, 투자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금융권에선 경리단길로 투자자들을 데리고 부동산 투어를 하기도 한다. 경리단길 뒤쪽 주택가엔 요즘 한창 공사 중인 집들이 많다. 모두 1층을 상가로 개조하는 공사들이다.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사들여 상가로 개조해 다시 팔거나, 직접 상가를 오픈하려는 것이다. 

대기업과 유명 브랜드들이 경리단길을 주목한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동안 유명 브랜드숍이 없었던 경리단길에 지난해 커피숍 브랜드 파스쿠찌가 처음으로 들어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의 경리단길 사들이기 시작으로 보고 있다. 과거 대기업들이 삼청동, 가로수길에 매장을 오픈하면서부터 인근 지역의 임대료와 매매가가 폭등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대기업 진출을 예상하고, 경리단길 부동산 매입에 나서고 있다. 경리단길이 여전히 부동산 상승 저력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제 막 떠오른 경리단길 상권이 자칫 자본에 휘둘려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선들도 많다. 이미 기존 상인들이 높아진 임대료 때문에 떠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벌써부터 대기업 진출을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금까지는 개성이 살아있는 경리단길이지만, 대기업의 비슷비슷한 유명 브랜드숍들로 채워진다면 소비자들이 언제 발길을 돌릴지 모른다. 찬바람만 날리고 있는 압구정동 상권이 좋은 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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